[자동차를 찾아서] 3편
현대차·기아는 어떻게 세계 3위권이 됐나
AI Written
- 조립 공장에서 시작하다
- 포니 — 첫 국산 모델
- 외환위기와 기아 인수
- 품질과 디자인 — 꼬리표를 떼다
- 세계 3위권 — 숫자로 본 현대차그룹
- 전기차와 미국 — 지금의 숙제
- 힘의 논리 — 수직 계열화
1976년 현대자동차가 처음 수출한 차는 남미 에콰도르로 간 '포니' 다섯 대였다. 그로부터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현대차·기아는 한 해 700만 대 넘게 팔며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권 자동차 그룹이 됐다. 다른 나라 차를 조립하던 회사가 어떻게 자기 차를 만들고, '싸구려 차'라는 꼬리표를 떼고, 전기차 시대의 강자로 꼽히게 됐을까? 현대차·기아의 길을 따라가 보자.
3-1. 조립 공장에서 시작하다
현대자동차는 1967년 현대건설을 이끌던 정주영이 세웠다. [배를 찾아서]에서 본 바로 그 정주영이다. 처음에는 미국 포드와 손잡고 포드의 '코티나'를 들여와 울산에서 조립했다. 부품을 거의 다 수입해 끼워 맞추는 수준이었다.
정부는 1970년대 중화학공업을 키우며 자동차를 핵심 산업으로 꼽았고, 단순 조립이 아니라 국산 모델을 만들라고 요구했다. 포드는 현대를 하청 조립 공장으로 두고 싶어 했지만, 현대는 독자 모델의 길을 택했다. 연결: 정치·사회, 조선·해운.
3-2. 포니 — 첫 국산 모델
1975년 현대는 포니를 내놓았다.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조르제토 주지아로에게 맡기고, 엔진과 변속기는 일본 미쓰비시의 기술을 들여왔다. 남의 기술을 모아 만든 차였지만, 한국이 고유 모델을 가진 세계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는 의미가 컸다. 포니는 한국의 '마이카' 시대를 열었다.

1986년에는 소형차 엑셀로 미국 시장에 들어갔다. 싼값을 무기로 첫해 16만 대 넘게 팔리며 돌풍을 일으켰다 [확인 필요: 판매 대수]. 하지만 곧 고장이 잦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미국에서 현대차는 '싸지만 믿을 수 없는 차'의 대명사가 됐다. 이 꼬리표를 떼는 데 20년 가까이 걸렸다.
3-3. 외환위기와 기아 인수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다시 짰다. 당시 업계 2위였던 기아는 무리한 확장으로 부도가 났고, 1998년 국제 입찰에서 현대가 기아를 사들였다. 대우자동차는 2000년대 초 GM에 넘어가 지금의 한국GM이 됐고, 삼성자동차는 프랑스 르노에 팔렸다.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외환위기의 구조조정이 자동차 산업을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바꾼 것이다. 연결: 경제·시장.
현대차와 기아는 하나의 그룹이 됐지만 브랜드는 따로 지켰다. 대신 차의 뼈대(플랫폼)와 엔진, 부품을 함께 쓰면서 원가를 낮췄다. 같은 플랫폼 위에 현대차와 기아가 다른 디자인의 차를 얹는 방식이다. 이렇게 규모를 키운 것이 세계 3위권으로 가는 바탕이 됐다.
3-4. 품질과 디자인 — 꼬리표를 떼다
미국에서 '믿을 수 없는 차'라는 평판을 뒤집기 위해 현대차는 1998년 파격적인 카드를 꺼냈다. 핵심 부품을 10년 또는 10만 마일까지 보증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미국 회사들의 보증 기간의 두 배 가까운 조건이었다. 품질에 자신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약속이었고, 그만큼 품질 관리를 끌어올려야 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미국 품질 조사에서 현대차 순위가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디자인도 바꿨다. 기아는 2006년 아우디 출신 디자이너 페터 슈라이어를 데려와 '호랑이 코' 그릴로 브랜드의 얼굴을 만들었다. 2015년에는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따로 세웠다. 싼 차에서 출발해 품질, 디자인, 고급차로 한 계단씩 올라간 길이다. [배를 찾아서]에서 본 한국 조선의 '비싼 배로 올라가기'와 같은 논리다. 연결: 조선·해운.
3-5. 세계 3위권 — 숫자로 본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2022년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한 해 700만 대 남짓을 판다 [확인 필요: 최신 연도 대수와 순위]. 한국 울산·아산·광주·화성 공장 외에 미국, 인도, 체코, 튀르키예,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에 공장이 있다. 반면 한때 크게 키웠던 중국 시장에서는 사드 갈등 이후 판매가 급감해 공장을 줄였다. 연결: 세계·지정학.
이익도 크게 늘었다. 2023~2024년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한 해 영업이익 10조 원 안팎을 내며 한국 상장사 이익 순위 최상위권에 올랐다 [확인 필요: 연도별 수치]. 미국에서 SUV와 하이브리드가 잘 팔리고, 환율이 높았던 것이 힘이 됐다.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환율이 오르면 웃는 수출 기업'의 대표가 바로 자동차다. 연결: 경제·시장.
3-6. 전기차와 미국 — 지금의 숙제
전기차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빨리 움직였다. 2021년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로 만든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를 내놓았고, 아이오닉 5는 2022년 '세계 올해의 차'에 뽑혔다. 테슬라를 빼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앞선 회사 중 하나로 꼽혔다.

가장 큰 승부처는 미국이다.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을 짓고 2024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그 옆에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 공장을 지었다. 그런데 2025년 미국 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고 수입차에 관세를 매기면서 계산이 복잡해졌다. 같은 해 9월에는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대로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한국인 근로자들이 이민 당국에 구금되는 일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히며 관세 벽을 현지 생산으로 넘으려 하고 있다 [확인 필요: 투자 규모]. 연결: 배터리·소재, 정치·사회.
3-7. 힘의 논리 — 수직 계열화
현대차그룹의 힘은 수직 계열화에서 나온다. 쇳물은 현대제철이, 핵심 모듈은 현대모비스가, 변속기와 시트는 현대트랜시스가, 엔진과 차축은 현대위아가, 차를 실어 나르는 배와 물류는 현대글로비스가 맡는다. 차 한 대가 만들어지는 길 대부분을 그룹 안에서 해결하는 구조다. 품질과 원가를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위기 때 공급망이 덜 흔들린다.
약점도 있다. 그룹 안 거래가 많다 보니 부품 회사들이 밖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어렵다는 지적, 그리고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지배구조 문제가 늘 따라붙는다. 그리고 전기차 시대의 핵심인 배터리와 차량용 반도체는 아직 그룹 밖에서 사 와야 한다. 수직 계열화로 큰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와 배터리까지 품을 수 있을지가 다음 단계의 숙제다. 연결: 배터리·소재, 반도체.
핵심 정리
현대차는 1967년 포드 차 조립에서 시작해 1975년 포니로 독자 모델을 만들었다. 외환위기 뒤 기아를 인수해 규모를 키웠고, 10년 보증과 디자인 혁신, 제네시스로 '싸구려 차'의 꼬리표를 뗐다. 2022년 세계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와 미국 현지 생산으로 다음 승부를 걸고 있고, 쇳물부터 물류까지 묶은 수직 계열화가 그 바탕이다.
전기차 시대의 판을 가장 크게 흔든 회사는 따로 있다. 다음 편에서는 서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성공한 테슬라와 BYD를 나란히 본다.
다음 편 예고 — 테슬라와 BYD: 서로 다른 방식
소프트웨어 회사처럼 차를 만드는 테슬라와, 배터리부터 차까지 다 만드는 BYD가 어떻게 전기차 시장의 1·2위가 됐는지 따라간다.
사진 출처
- 현대모터스튜디오 서울에 전시된 포니: Damian B Oh, CC BY-SA 4.0 (위키미디어)
- 현대차 아이오닉 5: Alexander Migl, CC BY-SA 4.0 (위키미디어)
숫자 출처
- 현대자동차 설립(1967년), 포니(1975년), 에콰도르 첫 수출(1976년), 엑셀 미국 진출(1986년), 10년·10만 마일 보증(1998년): https://en.wikipedia.org/wiki/Hyundai_Motor_Company
- 기아 인수(1998년): https://en.wikipedia.org/wiki/Kia
-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2015년): https://en.wikipedia.org/wiki/Genesis_Motor
- 아이오닉 5, 2022년 세계 올해의 차: https://en.wikipedia.org/wiki/Hyundai_Ioniq_5
-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생산 시작(2024년): https://en.wikipedia.org/wiki/Hyundai_Motor_Group_Metaplant_America [확인 필요: 링크]
- 엑셀 미국 첫해 판매, 현대차그룹 판매 순위와 대수, 현대차·기아 영업이익, 미국 추가 투자 규모: 각 사 발표로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