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찾아서] 3편
중동과 원유 — 호르무즈 해협
AI Written
- 세계는 아직 석유로 돈다
- OPEC — 산유국의 카르텔
- 미국 셰일 — 판을 바꾼 새 공급자
- 호르무즈 해협 — 세계 석유의 목
- 한국과 중동 — 원유의 70%
- 유가가 한국 산업에 닿는 길
- 힘의 논리 — 석유를 가진 쪽, 길을 지키는 쪽
이란 남쪽과 아라비아반도 사이, 가장 좁은 곳의 폭이 약 33km인 바닷길이 있다. 세계에서 소비되는 석유의 5분의 1이 매일 이곳을 지난다. 호르무즈 해협이다. 중동에서 전쟁 소식이 들리면 국제 유가가 뛰고, 한국의 휘발유값과 전기요금, 그리고 항공사와 화학 회사의 실적이 흔들린다. 석유값은 누가 움직이고, 왜 중동은 늘 세계 경제의 화약고로 불릴까? 중동과 원유를 따라가 보자.
3-1. 세계는 아직 석유로 돈다
전기차와 태양광이 빠르게 늘고 있지만, 세계는 아직 하루 1억 배럴 넘는 석유를 쓴다. 석유는 자동차와 배, 비행기의 연료이고,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대로 플라스틱과 합성섬유의 원료다. 석유값이 오르면 운송비와 원료값이 오르고, 결국 거의 모든 물건값이 오른다.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물가와 금리가 유가에 그렇게 민감한 이유다. 연결: 경제·시장, 배터리·소재.
석유는 몇몇 지역에 몰려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페르시아만을 둘러싼 나라들이 세계 확인 매장량의 절반 가까이를 갖고 있다 [확인 필요: 최신 비중]. 여기에 러시아와 미국이 큰 생산국으로 더해진다.
3-2. OPEC — 산유국의 카르텔
1960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이라크, 쿠웨이트, 베네수엘라가 모여 OPEC(석유수출국기구)을 만들었다. 서구 석유 회사들이 정하던 석유값을 산유국이 직접 정하겠다는 것이었다. OPEC은 회원국끼리 생산량을 나눠 정해 공급을 조절한다. 생산을 줄이면 값이 오르고, 늘리면 값이 내린다. 이런 공급자 담합을 카르텔이라고 한다.

OPEC의 힘을 세계가 처음 실감한 것은 1973년이다.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전쟁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을 돕자,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 수출을 끊었다. 몇 달 사이 유가가 네 배로 뛰었고, 세계 경제는 물가 폭등과 불황을 함께 겪었다. 1차 석유 파동이다. 2016년부터는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까지 손잡은 OPEC+가 생산량을 함께 조절하고 있다.
3-3. 미국 셰일 — 판을 바꾼 새 공급자
2010년대 미국에서 셰일 혁명이 일어났다. 땅속 셰일층(퇴적암)에 갇힌 석유와 가스를 물과 모래를 높은 압력으로 쏘아 뽑아내는 기술이 상업화된 것이다. 미국의 석유 생산은 10여 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고, 미국은 2018년 무렵 사우디와 러시아를 넘어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됐다.
셰일은 OPEC의 힘을 줄였다. 유가가 오르면 미국 셰일 회사들이 금방 생산을 늘려 값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셰일 가스는 LNG가 되어 세계로 수출되고, 그 LNG를 실어 나르는 배를 한국 조선소가 만든다. 미국이 중동 석유에 덜 기대게 되면서, 미국이 중동 바닷길을 지킬 이유도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결: 조선·해운, 전력·에너지.
3-4. 호르무즈 해협 — 세계 석유의 목
페르시아만에서 나오는 석유의 거의 전부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야 바깥 바다로 나갈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하루 약 2천만 배럴,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배가 다니는 항로의 폭은 방향마다 3km 남짓에 불과하다.

문제는 해협 북쪽이 이란이라는 점이다. 이란은 미국이나 이스라엘과 갈등이 커질 때마다 해협을 막겠다고 위협해 왔다. 2025년 6월 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하고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습했을 때도 해협 봉쇄 가능성이 거론되며 유가가 출렁였다 [확인 필요: 당시 유가 변동 폭]. 실제로 막힌 적은 없지만, 막힐 수 있다는 위험만으로도 유가에 '위험 프리미엄'이 붙는다.
3-5. 한국과 중동 — 원유의 70%
한국은 원유를 한 방울도 나지 않는 나라다. 쓰는 원유를 전부 수입하고, 그중 70% 안팎이 중동산이다 [확인 필요: 최신 비중].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장 큰 공급국이다. 그래서 호르무즈 해협은 한국 에너지 안보의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힌다. 정부는 이런 위기에 대비해 몇 달을 버틸 수 있는 비축유를 쌓아 두고 있다.
한국과 중동의 인연은 원유만이 아니다. 1970년대 석유 파동으로 오일 달러가 넘치던 중동에 한국 건설사들이 대거 진출해 도로와 항만, 플랜트를 지었다. 이 '중동 붐'으로 번 달러가 석유 파동으로 흔들리던 한국 경제를 받쳤다. 지금은 UAE 바라카 원전, 사우디의 대형 건설 사업, 그리고 [방산을 찾아서]에서 본 천궁-II 같은 무기 수출로 관계가 이어진다. 연결: 전력·에너지, 방산·우주.
3-6. 유가가 한국 산업에 닿는 길
유가가 오르면 웃는 쪽과 우는 쪽이 갈린다. 정유사는 원유를 사서 휘발유와 경유를 만드는데, 유가가 오를 때는 미리 사 둔 원유의 값어치가 올라 단기적으로 이익을 보기도 한다. 반면 항공사와 해운사는 연료비가 커지고, 석유화학 회사는 원료(나프타)값이 올라 이익이 줄어든다. 한국전력은 발전 연료값이 오르는데 전기요금을 바로 올리지 못해 적자가 쌓인다. 연결: 전력·에너지, 배터리·소재.
반대로 유가가 높으면 중동 산유국의 지갑이 두꺼워져, 한국 건설사와 조선소, 방산 회사가 큰 주문을 따낼 기회가 생긴다. 또 유가가 오르면 원유를 실어 나르는 유조선 운임과 새 유조선 주문이 늘어난다. 유가 하나에 한국 산업 전체의 손익이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연결: 조선·해운.
3-7. 힘의 논리 — 석유를 가진 쪽, 길을 지키는 쪽
중동 석유의 힘은 두 쪽으로 나뉜다. 석유를 가진 산유국, 그리고 그 석유가 다니는 길을 지키는 해군이다. 오랫동안 미국 해군이 호르무즈와 홍해를 지켰고, 그 대가로 중동은 석유를 달러로 팔았다.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석유는 달러로 거래된다'는 질서가 여기서 나왔다.
하지만 셰일로 석유를 자급하게 된 미국은 중동에서 발을 빼려 하고, 중국은 중동 석유의 최대 고객이 됐다. 사우디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중국 위안화로 석유를 파는 방안까지 거론한다. 길을 지키는 쪽과 석유를 사는 쪽이 달라지면, 그 길은 더 불안해진다. 중동 석유의 70%를 쓰는 한국에게 이것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연결: 경제·시장, 정치·사회.
핵심 정리
세계는 아직 석유로 돌고, 석유는 페르시아만에 몰려 있다. OPEC은 생산량을 조절해 유가를 움직여 왔고, 미국 셰일 혁명은 그 힘을 줄였다. 세계 석유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맞닿아 늘 봉쇄 위험을 안고 있다. 원유의 70% 안팎을 중동에서 들여오는 한국은 유가에 따라 정유·항공·화학·전력·조선·건설의 손익이 크게 엇갈린다.
석유가 중동의 무기라면, 가스는 러시아의 무기였다. 다음 편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에너지 지도를 어떻게 바꿨는지 본다.
다음 편 예고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유럽이 왜 러시아 가스에 기댔는지, 전쟁 뒤 그 가스가 어디로 대체됐는지, 그 변화가 한국 조선과 방산에 어떤 기회가 됐는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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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하루 약 2천만 배럴, 세계 석유 소비의 약 20%):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https://www.eia.gov/international/analysis/special-topics/World_Oil_Transit_Chokepoints
- OPEC 설립(1960년), 1차 석유 파동(1973년), OPEC+(2016년~): https://en.wikipedia.org/wiki/OPEC
- 미국 세계 최대 산유국(2018년 무렵~): EIA, https://www.eia.gov/tools/faqs/faq.php?id=709
- 2025년 6월 이스라엘-이란 충돌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보도 기준. 당시 유가 변동 폭 확인 필요.
- 페르시아만 국가의 매장량 비중, 한국 원유 수입 중 중동 비중: 에너지 연구기관·한국석유공사 자료로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