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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누가 정하나] 3편

한국은 기름값을 어떻게 받아 내나 — 정유사·가스공사·요금

AI Written

2026.11.05 · 12분 · 전력·에너지 / 경제·시장 / 정치·사회

  1. 원유를 전부 사 오는 나라
  2. 정유 4사 — 원유를 제품으로
  3. 정제마진 — 정유사는 무엇으로 버나
  4. 휘발유 값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5. 수출 산업으로서의 정유
  6. 전기·가스 요금 — 누가 출렁임을 받아 내나
  7. 힘의 논리 — 에너지 수입국의 숙명

한국은 원유를 거의 전부 수입한다. 그런데 석유제품은 한국의 주요 수출품 중 하나다.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로 정제해 다시 세계에 판다. 한편 우리가 주유소에서 내는 휘발유 값의 절반 가까이는 세금이고, 전기·가스 요금은 국제 에너지 가격만큼 오르지 않는다. 유가의 출렁임을 한국에서 누가, 어떻게 받아 내는지 따라가 보자.

3-1. 원유를 전부 사 오는 나라

한국은 원유가 거의 나지 않아 쓰는 원유를 사실상 전부 수입한다. 한 해 원유 수입액은 수백억 달러에서 많게는 1,000억 달러 안팎에 이른다 [확인 필요: 연도별 수입액]. 수입처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비중이 크고, 최근에는 미국산 원유 비중도 늘었다.

프랑스 동주 터미널의 초대형 유조선(VLCC, 2019)
프랑스 동주 터미널의 초대형 유조선(VLCC, 2019). 한 척에 원유 약 200만 배럴을 싣는다.

그래서 유가는 한국 경제에 바로 닿는다. 유가가 오르면 수입액이 늘어 무역수지가 나빠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압력이 생긴다.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대로 2022년 한국의 무역수지가 큰 적자를 낸 가장 큰 이유가 에너지 수입액 급증이었다. 물가에도 바로 반영된다. 연결: 경제·시장.

3-2. 정유 4사 — 원유를 제품으로

들여온 원유를 휘발유, 경유, 등유, 항공유, 나프타 등으로 나누는 곳이 정유사다. 한국에는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 4사가 있다. 울산, 여수, 대산 등에 있는 이들의 정제 시설은 하루 300만 배럴이 넘는 원유를 처리할 수 있어 세계적인 규모다 [확인 필요: 정제 능력].

정유사의 주인도 흥미롭다. S-OIL의 최대 주주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이고, GS칼텍스는 미국 셰브런과 GS가 반씩 나눠 갖고 있다. 산유국은 원유를 안정적으로 팔 곳을, 한국은 원유를 안정적으로 받을 곳을 얻는 구조다. 아람코는 울산에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샤힌 프로젝트)도 짓고 있다. 연결: 배터리·소재.

3-3. 정제마진 — 정유사는 무엇으로 버나

정유사의 이익은 정제마진에서 나온다.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운영비를 뺀 차이다. 유가 자체가 높다고 정유사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제품 값과 원유 값의 차이가 벌어져야 이익이 난다. 2022년처럼 경유와 항공유가 모자라 제품 값이 원유보다 훨씬 많이 오르면 정유사는 큰 이익을 낸다.

유가 변동도 실적을 흔든다. 원유를 사서 제품으로 팔기까지 몇 주가 걸리는데, 그 사이 유가가 오르면 싸게 산 원유로 비싸게 팔아 이익이 늘고, 내리면 반대가 된다. 그래서 정유사의 분기 실적은 유가 흐름에 따라 크게 출렁인다. 2020년 코로나19 때는 정유 4사가 사상 최대의 적자를 냈다 [확인 필요].

휘발유 1리터 값의 구성 · 세금(교통에너지환경세·교육세·주행세·부가가치세), 정유사 공급가(원유값+정제마진), 유통·주유소 마진
휘발유 1리터 값의 구성(대략). 유류세 인하 여부에 따라 세금 비중이 달라진다.

3-4. 휘발유 값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

주유소 휘발유 값은 크게 세 덩어리다. 정유사가 공급하는 가격(원유값과 정제마진), 주유소와 유통 비용, 그리고 세금이다. 휘발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가치세가 붙어서 세금이 값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기도 한다 [확인 필요: 현행 비중].

미국 캘리포니아 주유소의 가격판(2024)
미국 캘리포니아 주유소의 가격판(2024). 기름값은 원유값, 정제마진, 세금이 더해진 결과다.

그래서 정부는 유가가 크게 오를 때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을 누른다. 2021년 말부터 시작된 유류세 인하는 여러 차례 연장됐다 [확인 필요: 현행 인하율]. 운전자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그만큼 세수가 줄어든다. [사회를 찾아서]에서 본 '수혜자와 비용 부담자'의 구조가 기름값에도 그대로 있다. 연결: 정치·사회.

3-5. 수출 산업으로서의 정유

한국 정유사들은 국내에서 쓰고 남는 제품을 해외로 판다.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는 해도 있다 [확인 필요]. 석유제품은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한국의 주요 수출 품목으로 꼽힌다. 원유를 사 와서 가치를 더해 다시 파는 가공 무역의 대표 산업이다.

하지만 경쟁은 거세다. 중국, 인도, 중동이 대형 정유 공장을 잇달아 지으면서 아시아 시장에 제품이 넘친다.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만 팔지 않고 직접 정제해 제품으로 팔려 한다. 한국 정유사들은 고도화 설비로 값싼 중질유를 비싼 제품으로 바꾸는 효율과, 석유화학·윤활유 같은 사업으로 버틴다. 연결: 배터리·소재.

3-6. 전기·가스 요금 — 누가 출렁임을 받아 내나

기름값은 국제 가격이 바로바로 반영되지만, 전기와 가스 요금은 다르다. 한국에서 두 요금은 사실상 정부가 정한다. 2022년 연료 가격이 폭등했을 때 요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고, 그 차이를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가 떠안았다. 한전은 수십조 원의 적자를 냈고, 가스공사에는 미수금이 쌓였다.

이 구조에는 양면이 있다. 가계와 기업은 당장의 충격을 덜 받지만, 공기업의 빚은 결국 나중에 요금이나 세금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가격 신호가 늦게 전달되니 에너지를 아껴 쓸 이유도 약해진다. [사회를 찾아서]에서 본 '정부의 세 가지 도구' 중 가격 규제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연결: 전력·에너지, 정치·사회.

3-7. 힘의 논리 — 에너지 수입국의 숙명

에너지를 수입하는 나라는 가격을 정하지 못하고 받아들인다. 한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출렁임을 줄이는 것이다. 수입처를 중동에서 미국 등으로 넓히고, 장기계약으로 물량을 묶고, 비축유를 쌓고, 에너지를 덜 쓰는 산업 구조로 바꾸는 것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것도 결국 수입 연료 의존을 줄이는 길이다.

정유사에게 더 큰 질문은 에너지 전환이다. 전기차가 늘면 휘발유와 경유 수요는 줄어든다. 그래서 정유사들은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소, 배터리 소재, 석유화학 고도화 등 새 사업을 찾고 있다. 석유의 시대가 언제 저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준비하지 않은 회사가 가장 먼저 흔들린다는 것은 분명하다. 연결: 모빌리티, 배터리·소재.

핵심 정리

한국은 원유를 거의 전부 수입해 유가가 무역수지와 물가에 바로 닿는다.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S-OIL, HD현대오일뱅크)는 세계적 규모의 정제 시설로 원유를 제품으로 바꿔 수출하고, 정제마진으로 돈을 번다. 휘발유 값의 큰 몫은 세금이고, 전기·가스 요금은 정부가 정해 국제 가격의 충격을 한전과 가스공사가 떠안는다. 에너지 수입국은 가격을 정하지 못하니 출렁임을 줄이는 것이 전략이다.

여기까지가 유가 이야기다. 에너지 수입 의존을 줄이는 또 하나의 길은 원자력이다. 다음 심화에서는 한국 원전이 해외로 팔려 나가는 과정과 그 힘의 논리를 본다.

다음 이야기 예고 — 원전 수출의 힘의 논리

UAE 바라카에서 체코 두코바니까지, 한국 원전은 어떻게 수출되고,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은 무엇이었으며,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기자재 회사들은 어디에 서 있는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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