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찾아서] 2편
음계와 조 — 장조·단조
AI Written
- 음계 — 12개 중에서 7개 고르기
- 장조와 단조 — 밝음과 어두움
- 조 — 노래의 '집'
- 조바꿈 — 마지막 후렴이 한 단계 올라가는 이유
- 다른 음계들 — 5음 음계와 국악
- 음악을 배우는 시장 — 악기와 학원
- 힘의 논리 — 서양 음계는 어떻게 세계 표준이 됐나
같은 멜로디라도 어떤 노래는 밝게 들리고, 어떤 노래는 슬프게 들린다. 생일 축하 노래와 이별 발라드의 차이는 가사만이 아니다. 12개의 음 중에서 어떤 7개를 골랐는지, 그리고 어떤 음을 '집'으로 삼았는지가 노래의 분위기를 정한다. 음계와 조가 무엇인지, 노래 마지막에 왜 키가 올라가는지, 그리고 음악을 배우는 시장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따라가 보자.
2-1. 음계 — 12개 중에서 7개 고르기
1편에서 본 대로 한 옥타브에는 12개의 음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래는 12개를 다 쓰지 않고, 그중 7개 정도를 골라 쓴다. 이렇게 고른 음들을 높이 순서로 늘어놓은 것이 음계다. 어떤 음을 고르느냐에 따라 노래의 색깔이 달라진다.

가장 익숙한 음계는 피아노의 흰 건반만 '도'부터 차례로 치는 '도레미파솔라시도'다. 이 음계는 음과 음 사이의 거리가 온-온-반-온-온-온-반이라는 규칙을 따른다. 미와 파, 시와 도 사이만 반음이고 나머지는 온음이다. 이 거리의 규칙만 지키면 어느 음에서 시작해도 같은 느낌의 음계를 만들 수 있다.
2-2. 장조와 단조 — 밝음과 어두움
온-온-반-온-온-온-반 규칙을 따르는 음계를 장음계라고 하고, 이 음계로 만든 노래를 장조라고 한다. 대체로 밝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반대로 '라'에서 시작해 흰 건반만 치면 온-반-온-온-반-온-온이라는 다른 규칙이 나오는데, 이것이 단음계이고 이 음계로 만든 노래가 단조다. 대체로 어둡고 슬픈 느낌을 준다.
장조와 단조를 가르는 핵심은 시작음에서 세 번째 음까지의 거리다. 장조의 '도-미'는 반음 4개, 단조의 '라-도'는 반음 3개다. 반음 하나 차이가 밝음과 어두움을 가른다. 다만 '단조는 슬프다'는 느낌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배운 것이라는 연구도 있어서, 절대적인 규칙은 아니다 [확인 필요: 관련 연구].
2-3. 조 — 노래의 '집'
조는 노래가 어느 음을 중심으로 돌아가는지를 말한다. 그 중심음을 으뜸음이라고 한다. 'C 장조'는 C(도)를 으뜸음으로 한 장음계로 만든 노래라는 뜻이다. 노래는 으뜸음에서 출발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다시 으뜸음으로 돌아올 때 '끝났다'는 안정감을 준다. 으뜸음이 노래의 집인 셈이다.
같은 노래를 다른 조로 옮기는 것을 조옮김이라고 한다. 가수의 음역에 맞춰 키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이 바로 조옮김이다. 노래방에서 '키 조절' 버튼을 누르면 노래의 느낌은 그대로인데 높이만 바뀌는 것도, 1편에서 본 평균율 덕분에 어느 조로 옮겨도 음 사이의 거리가 똑같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2-4. 조바꿈 — 마지막 후렴이 한 단계 올라가는 이유
노래 중간에 조가 바뀌는 것을 조바꿈이라고 한다. 대중음악에서 가장 흔한 것은 마지막 후렴에서 키를 반음이나 온음 올리는 방식이다. 같은 후렴이 반복될 때 지루하지 않게, 감정을 한 번 더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1990~2000년대 발라드와 아이돌 노래에서 특히 자주 쓰였다.
흥미롭게도 미국 빌보드 히트곡에서는 이런 조바꿈이 1990년대 이후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있다 [확인 필요: 분석 출처]. 힙합과 반복적인 리듬 중심의 음악이 늘고, 노래가 짧아지면서 마지막 '한 방'을 위한 장치가 덜 필요해졌다는 해석이다. 반면 K-pop은 여전히 조바꿈과 곡 중간의 극적인 전환을 적극적으로 쓰는 편이다.
2-5. 다른 음계들 — 5음 음계와 국악
7음 음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5개의 음만 쓰는 5음 음계(펜타토닉)는 전 세계 민요에서 두루 나타난다. 피아노의 검은 건반 5개만 쳐도 그럴듯한 멜로디가 나오는 것이 5음 음계다. 반음이 없어서 어떤 순서로 쳐도 크게 부딪히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블루스와 록 기타 솔로도 이 음계를 바탕으로 한다.
한국 전통 음악인 국악에도 고유한 음 체계가 있다. 밝은 느낌의 평조와 슬프고 꺾는 느낌의 계면조가 대표적이다. 국악은 음을 떨거나 밀어 올리는 '시김새'가 중요해서, 서양 평균율 악보로는 다 담기 어렵다. 최근에는 국악과 대중음악을 섞은 시도가 늘면서 이런 차이가 새로운 색깔로 쓰이기도 한다.
2-6. 음악을 배우는 시장 — 악기와 학원
음계와 조를 배우는 곳은 오랫동안 동네 피아노 학원이었다. 한국에서 피아노는 한때 '집집마다 하나씩' 있는 악기였고, 영창피아노와 삼익악기는 세계적인 피아노 생산 회사로 컸다 [확인 필요: 생산 순위]. 세계 악기 시장의 최강자는 지금도 일본의 야마하로, 피아노부터 전자 악기, 오디오까지 만든다.

그런데 이 시장은 줄어들고 있다. 아이가 줄면서 피아노 학원도 줄고, [사회를 찾아서]에서 본 저출생의 영향이 그대로 닿는다. 한국 피아노 생산의 상당 부분은 인건비가 싼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옮겨 갔다. 대신 유튜브 레슨, 앱으로 배우는 피아노, 성인 취미 레슨처럼 새로운 시장이 자란다. 연결: 정치·사회.
2-7. 힘의 논리 — 서양 음계는 어떻게 세계 표준이 됐나
오늘날 세계 대중음악은 거의 모두 서양의 12평균율과 장조·단조 체계 위에 서 있다. 그것이 다른 음악보다 우월해서라기보다, 악보 인쇄, 악기 대량 생산, 음반 산업이 서양에서 먼저 커지면서 함께 퍼졌기 때문이다. 피아노와 기타가 세계로 팔려 나가면, 그 악기에 새겨진 음 체계도 함께 퍼진다.
K-pop이 세계에서 통하는 이유 중 하나도 이 공통 언어를 쓰기 때문이다. 화성과 음계는 세계 표준을 따르되, 그 위에 퍼포먼스와 기획, 팬 문화를 얹었다. 표준 위에서 차별화하는 전략은 [반도체를 찾아서]의 기업들이 표준 규격 위에서 성능과 원가로 경쟁하는 방식과 닮았다. 연결: 반도체.
핵심 정리
음계는 12개 음 중 7개 정도를 고른 것이고, 장음계(온-온-반-온-온-온-반)는 밝고 단음계는 어둡게 들린다. 조는 노래의 중심음이고, 조옮김은 키를 통째로 옮기는 것, 조바꿈은 노래 중간에 조를 바꾸는 것이다. 5음 음계와 국악의 평조·계면조처럼 다른 체계도 있다. 서양 음계가 세계 표준이 된 데에는 악기와 음반 산업의 확산이 있었고, 악기·레슨 시장은 저출생과 함께 모양이 바뀌고 있다.
음계가 멜로디의 재료라면, 그 음들을 동시에 쌓으면 화음이 된다. 다음 편에서는 화음과 코드 진행이 어떻게 히트곡의 뼈대가 되는지 본다.
다음 편 예고 — 화음과 코드 진행
세 음을 쌓은 화음, 코드 이름 읽는 법, 수많은 히트곡이 같은 네 코드를 쓰는 이유, 그리고 코드 진행에도 저작권이 있는지 따라간다.
사진 출처
숫자 출처
- 장음계·단음계의 음정 구조: https://en.wikipedia.org/wiki/Major_scale
- 빌보드 히트곡의 조바꿈 감소 분석, 영창·삼익의 생산 순위, 장조·단조 감정 인식의 문화 차이 연구: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