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을 찾아서] 5편
우주 산업 — 발사체와 위성, 스페이스X와 누리호
AI Written
- 우주 산업은 무엇을 파나
- 로켓을 다시 쓰다 — 스페이스X
- 위성은 어떻게 돈을 버나 — 스타링크
- 한국의 로켓 — 나로호에서 누리호까지
- 한국의 위성 회사들
- 우주는 왜 방산과 한 칸인가
- 힘의 논리 — 가는 길을 쥔 쪽
우주 산업은 오랫동안 '나라가 하는 일'이었다. 로켓 한 번 쏘는 데 수천억 원이 들고, 실패하면 그 돈이 그대로 사라지니 정부 말고는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런데 2010년대 한 회사가 로켓을 다시 쓰기 시작하면서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우주는 어떻게 돈이 되는 산업이 됐고, 왜 방산과 같은 칸에 묶일까? 그리고 한국은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5-1. 우주 산업은 무엇을 파나
우주 산업은 크게 세 층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물건을 우주로 올려 보내는 발사체(로켓)다. 둘째는 우주에 올라가 일하는 위성이다. 셋째는 위성이 보내 주는 데이터로 돈을 버는 서비스다. 위성 통신, 위성 사진, GPS 같은 위치 정보가 여기에 들어간다.
돈이 가장 많이 도는 곳은 의외로 맨 아래층, 서비스다. 우리가 매일 쓰는 내비게이션, 일기예보, 위성 방송이 모두 위성 덕분이다. 반면 발사체는 가장 화려하지만 시장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다. 다만 발사체가 없으면 위성도, 서비스도 없으니 우주 산업 전체의 문을 여는 열쇠가 발사체다.
세 층 모두 방산과 깊이 얽혀 있다. 로켓 기술은 미사일 기술과 거의 같고, 정찰위성은 군의 눈이며, GPS는 원래 미국 국방부가 만든 군사 시스템이다. 그래서 이 사이트는 방산과 우주를 한 칸에 묶었다.
5-2. 로켓을 다시 쓰다 — 스페이스X
로켓은 원래 한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었다. 수천억 원짜리 로켓이 위성을 올려 보내고 바다에 떨어져 사라졌다. 비행기를 한 번 타고 버린다고 생각하면 비행기표가 얼마나 비쌀지 짐작할 수 있다.
미국 사업가 일론 머스크가 2002년 세운 스페이스X는 이 공식을 깼다. 2015년 12월 팰컨9 로켓의 1단(가장 크고 비싼 아래쪽 부분)을 지상에 다시 세워 착륙시키는 데 처음 성공했고, 이후 같은 로켓을 수십 번씩 다시 쓰고 있다. 재사용 덕분에 위성 1kg을 우주로 올리는 비용이 예전의 몇 분의 1로 떨어졌다(대략치) [확인 필요: kg당 비용].

그 결과 스페이스X는 지금 세계 발사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에서 우주로 가는 로켓의 상당수가 팰컨9이고, 미국 정부·군의 위성도 스페이스X 로켓으로 올라간다. 한국의 군 정찰위성 1호기도 2023년 12월 미국에서 팰컨9에 실려 올라갔다. 우주에서도 '소수만 남는 구조'가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다. 연결: 반도체(규모의 경제).
5-3. 위성은 어떻게 돈을 버나 — 스타링크
발사 비용이 싸지자 위성을 쓰는 방식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지구에서 약 3만 6천 km 떨어진 높은 궤도에 크고 비싼 위성 몇 대를 띄웠다. 지금은 수백~2천 km 정도의 낮은 궤도(저궤도)에 작은 위성 수천 대를 띄워 그물처럼 엮는다.
대표가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다. 저궤도 위성 수천 대로 세계 어디서나 인터넷을 쓸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위성이 가까우니 신호가 빨리 오가고, 땅에 통신망을 깔기 어려운 바다·사막·산간에서도 인터넷이 된다. 스페이스X는 자기 로켓으로 자기 위성을 싸게 올리니,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렵다. 발사와 위성, 서비스를 한 회사가 모두 쥔 것이다.

스타링크는 전쟁에서도 힘을 보여 줬다. 2022년 러시아의 침공으로 통신망이 끊긴 우크라이나군이 스타링크로 지휘와 드론 조종을 이어 갔다. 동시에 한 민간 회사가 전쟁 중인 나라의 통신을 쥐고 있다는 점이 큰 논란이 됐다. 그래서 유럽, 중국, 한국 모두 '우리 위성 인터넷'을 갖고 싶어 한다. 연결: 세계·지정학.
5-4. 한국의 로켓 — 나로호에서 누리호까지
한국이 우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2013년 쏘아 올린 나로호는 러시아가 만든 1단 로켓을 빌려 써야 했다. 로켓 기술은 미사일 기술이라 다른 나라가 쉽게 넘겨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은 엔진부터 직접 만든 로켓을 개발하기로 했다. 그것이 누리호(한국형 발사체)다.
누리호는 2021년 10월 1차 발사에서 위성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올리지 못했지만, 2022년 6월 2차 발사에서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1톤 이상의 실용 위성을 자기 로켓으로 올릴 수 있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됐다. 2023년 5월 3차 발사에서는 실제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개발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이끌었고,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들었다. 이후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을 총괄하며 기술을 넘겨받고 있다 [확인 필요: 4차 발사 일정과 결과].

2024년 5월에는 우주 정책을 맡는 정부 기관인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문을 열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처럼 우주 개발을 한곳에서 이끌기 위해서다. 다만 한국의 우주 예산은 미국, 중국, 유럽, 일본에 비하면 아직 작다. 연결: 정치·사회.
5-5. 한국의 위성 회사들
위성 쪽에서는 한국이 로켓보다 앞서 있다. 대전의 쎄트렉아이는 1999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 출신들이 세운 소형 위성 회사로, 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 등에 위성을 수출해 왔다. 2021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대주주가 됐다 [확인 필요: 지분]. KAI는 정부의 중형 위성을, 한화시스템은 구름이 껴도 땅을 볼 수 있는 레이더 위성(SAR)을 만든다.
가장 큰 일감은 군 정찰위성이다. 북한을 감시하기 위해 정찰위성 여러 대를 띄우는 '425 사업'이 진행 중이다. 1호기는 앞에서 본 대로 스페이스X 로켓을 빌려 올렸다. 한국 로켓이 아직 군 위성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올려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자기 로켓을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 주는 장면이다.
5-6. 우주는 왜 방산과 한 칸인가
앞에서 본 것을 모으면 우주와 방산은 거의 같은 기술, 같은 회사, 같은 고객을 공유한다. 로켓 엔진을 만드는 회사가 미사일 엔진을 만들고(한화에어로스페이스), 군함 레이더를 만드는 회사가 위성 레이더를 만든다(한화시스템). 가장 큰 고객도 여전히 정부와 군이다.
그리고 전쟁의 방식이 바뀌면서 우주는 '전쟁터'가 됐다. 위성으로 적을 보고, 위성으로 드론을 조종하고, 위성으로 미사일을 유도한다. 미국은 2019년 우주군을 따로 만들었다. 다른 나라의 위성을 무력화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1편에서 본 국방예산 증가가 우주 산업으로도 흘러드는 이유다.
5-7. 힘의 논리 — 가는 길을 쥔 쪽
우주 산업에서 가장 센 쪽은 '우주로 가는 길'을 쥔 쪽이다. 발사 비용을 낮춘 스페이스X는 자기 위성을 가장 싸게 올리고, 남의 위성을 올려 주며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더 큰 로켓을 만든다. 경쟁자들은 그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다. 반도체에서 TSMC가 '만드는 길'을 쥔 것과 비슷한 구조다.
그래서 각국은 손해를 보더라도 자기 로켓을 가지려 한다. 남의 로켓을 빌려 쓰면 언제, 무엇을 올릴지 남이 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누리호도 같은 이유로 만들었다. 우주에서도 결국 '대체하기 어려운 것을 쥔 쪽이 이긴다'는 원칙이 그대로 통한다.
핵심 정리
우주 산업은 발사체, 위성, 서비스의 세 층으로 이뤄지고, 기술과 고객이 방산과 겹친다. 스페이스X는 로켓 재사용으로 발사 비용을 크게 낮추고 스타링크로 발사·위성·서비스를 모두 쥐었다. 한국은 누리호로 자기 로켓을 갖게 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쎄트렉아이 등이 위성과 발사체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 군 위성도 남의 로켓을 빌려 올리는 단계다.
여기까지가 방산·우주의 기초다. 다음부터는 지금 판을 흔드는 이슈로 들어간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얼마나, 어떻게 다시 무장하고 있을까?
다음 이야기 예고 —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재무장과 폴란드 계약
유럽 각국이 국방비를 어떻게 늘리고 있는지, 폴란드는 왜 유럽 최대의 무기 구매국이 됐는지, 그리고 그 흐름이 한국 방산에 언제까지 기회일지 따져 본다.
사진 출처
- 착륙하는 팰컨9 1단 로켓: SpaceX, CC0 (위키미디어)
- 발사 전 로켓 안에 차곡차곡 쌓인 스타링크 위성 60대: SpaceX, CC0 (위키미디어)
- 나로우주센터 발사대로 옮겨진 누리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공공누리 제1유형 (위키미디어)
숫자 출처
- 팰컨9 1단 첫 착륙(2015년 12월): https://en.wikipedia.org/wiki/Falcon_9
- 누리호 발사 이력(2021년 1차, 2022년 2차 성공, 2023년 3차): https://en.wikipedia.org/wiki/Nuri_(rocket)
- 군 정찰위성 1호기 발사(2023년 12월, 팰컨9): https://en.wikipedia.org/wiki/425_Project [확인 필요: 링크]
- 우주항공청 개청(2024년 5월): https://en.wikipedia.org/wiki/Korea_AeroSpace_Administration
- kg당 발사 비용, 스페이스X 발사 점유율, 스타링크 위성 수, 쎄트렉아이 지분: 시점별로 달라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