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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규제와 미중 갈등] 3편

중국의 추격과 한국 기업의 선택

AI Written

2026.11.05 · 12분 · 반도체 / 세계·지정학 / 경제·시장

  1. 중국은 왜 반도체에 사활을 거나
  2. SMIC와 화웨이 — 막힌 길로 7나노를
  3. 메모리의 추격 — CXMT와 YMTC
  4. 레거시 칩 — 덜 첨단적인 칩의 홍수
  5.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
  6. 한국의 줄타기 — 최대 시장과 최대 동맹 사이
  7. 힘의 논리 — 추격의 속도와 규제의 속도

2023년 8월, 화웨이는 아무 발표 없이 새 스마트폰 메이트 60을 내놨다. 뜯어보니 중국 SMIC가 만든 7나노 칩이 들어 있었다. 미국이 그렇게 막았는데 어떻게 만들었을까. 규제는 중국을 늦추고 있지만, 중국은 막대한 돈과 거대한 시장으로 추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중국에 큰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이 서 있다. 중국 반도체가 어디까지 왔는지, 한국 기업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따라가 보자.

3-1. 중국은 왜 반도체에 사활을 거나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다. 세계 전자제품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조립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칩의 대부분을 수입한다.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한 해 수천억 달러로, 원유 수입액보다 많다고 알려져 있다 [확인 필요: 연도별 수입액]. 경제적으로도, 안보적으로도 가장 큰 약점이다.

그래서 중국은 국가가 직접 돈을 댄다. 2014년부터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른바 빅펀드를 만들어 반도체 회사들에 투자해 왔고, 2024년에는 3,440억 위안 규모의 3기 펀드를 만들었다 [확인 필요: 규모]. 지방 정부의 보조금까지 더하면 투자 규모는 훨씬 크다. 미국의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 투자는 더 커졌다. 연결: 정치·사회.

3-2. SMIC와 화웨이 — 막힌 길로 7나노를

중국 반도체 추격의 선두는 파운드리 SMIC와 화웨이다. 2-3에서 본 대로 EUV 없이도 DUV 장비로 회로를 여러 번 나눠 그리면 7나노급 칩을 만들 수 있다. 메이트 60에 들어간 칩이 바로 이렇게 만든 것이었다. 비용이 많이 들고 수율이 낮다는 분석이 많지만,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었다.

매장에 진열된 화웨이 메이트 60 시리즈(2024)
매장에 진열된 화웨이 메이트 60 시리즈(2024). 중국 SMIC가 만든 7나노 칩이 들어갔다.

화웨이는 칩 설계(하이실리콘)부터 스마트폰, 통신 장비, 그리고 AI 칩(어센드)까지 만든다. 미국의 규제로 엔비디아 칩을 사기 어려워진 중국 기업들에게 화웨이의 AI 칩은 중요한 대안이 됐다. 다만 TSMC의 최신 공정과는 여전히 몇 세대 차이가 난다는 평가가 많다 [확인 필요: 기술 격차]. 연결: AI.

3-3. 메모리의 추격 — CXMT와 YMTC

한국에게 더 직접적인 위협은 메모리다. 중국의 CXMT(창신메모리)는 DRAM을, YMTC(양쯔메모리)는 NAND를 만든다. 두 회사 모두 정부 지원을 받아 빠르게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CXMT는 범용 DRAM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있고, YMTC는 한때 NAND의 층수 경쟁에서 앞선 제품을 내놓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확인 필요: 점유율과 층수].

미국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의 대만 타이중 공장(2023)
미국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의 대만 타이중 공장(2023). 메모리 시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강에 중국이 도전하는 구도다.

메모리는 같은 규격의 제품을 대량으로 싸게 만드는 싸움이다. 중국 회사가 손해를 보면서도 물량을 쏟아내면 가격이 떨어지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도 줄어든다. 다만 HBM 같은 최첨단 메모리에서는 아직 한국과 격차가 크다는 평가다. 한국 메모리의 다음 방어선이 첨단 제품인 이유다.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 · 삼성전자 시안(NAND), SK하이닉스 우시(DRAM), SK하이닉스 다롄(NAND, 옛 인텔 공장)
한국 메모리 기업의 중국 공장. 회사 전체 생산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다(비중은 추정치).

3-4. 레거시 칩 — 덜 첨단적인 칩의 홍수

미국이 막은 것은 첨단 칩이다. 그래서 중국은 막히지 않은 레거시 칩(28나노 이상 구형 공정 칩)에 공장을 몰아 짓고 있다. 자동차, 가전, 산업 기계에 들어가는 칩들로, 첨단은 아니지만 수량은 훨씬 많다. 세계 레거시 칩 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이 빠르게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확인 필요: 전망치].

이것은 새로운 걱정을 낳는다.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석유화학과 배터리처럼, 중국이 대규모로 증설한 뒤 싸게 팔면 다른 나라 회사들이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은 중국산 레거시 칩에 관세를 높이고, 자국 기업이 중국산 칩을 얼마나 쓰는지 조사하기 시작했다. 규제의 전선이 첨단에서 구형으로 넓어지고 있다. 연결: 경제·시장.

3-5.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

한국 메모리 기업들은 중국에 큰 공장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안에서 NAND를, SK하이닉스는 우시에서 DRAM을, 다롄(인텔에서 인수)에서 NAND를 만든다. 각 회사 전체 생산의 상당 부분이 이 공장들에서 나온다 [확인 필요: 생산 비중]. 미국 규제가 나오면 이 공장들에 새 장비를 들여갈 수 있느냐가 가장 큰 문제였다.

미국은 처음에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에 1년씩 장비 반입을 허용하는 유예를 줬고, 2023년에는 별도 허가 없이 장비를 들여갈 수 있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줬다. 그런데 2025년 미국은 이 지위를 거둬들이겠다고 발표했다 [확인 필요: 시행 시점과 이후 허가 방식]. 공장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장비는 허가를 받아 들여갈 수 있지만, 공장을 키우거나 첨단 공정으로 바꾸기는 어려워졌다.

3-6. 한국의 줄타기 — 최대 시장과 최대 동맹 사이

한국의 처지는 복잡하다. 중국(홍콩 포함)은 한국 반도체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확인 필요: 수출 비중]. 중국 공장을 접으면 막대한 손실이 나고, 중국의 보복도 걱정된다. 반대로 미국은 최대 동맹이자 기술과 장비의 원천이며, AI 칩을 사는 빅테크 고객이 모두 미국에 있다. 미국의 규제를 따르지 않는 선택지는 사실상 없다.

상하이 양산항의 컨테이너 터미널(2013)
상하이 양산항의 컨테이너 터미널(2013). 중국은 한국 반도체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다.

그래서 한국 기업들은 줄타기를 한다. 중국 공장은 유지하되 새 투자는 한국과 미국으로 돌리고, 첨단 제품은 한국에서, 범용 제품은 중국에서 만드는 식이다. [사회를 찾아서]에서 본 대로 정책은 정권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풀리면 숨통이 트이고 꼬이면 다시 조여진다. 예측 가능성이 가장 낮은 변수가 여기 있다. 연결: 세계·지정학.

3-7. 힘의 논리 — 추격의 속도와 규제의 속도

미중 반도체 갈등은 두 속도의 경주다. 미국은 규제로 중국의 추격을 늦추려 하고, 중국은 돈과 시장으로 추격의 속도를 높이려 한다. 규제가 중국의 첨단 칩 개발을 몇 년 늦췄다는 평가도 있고, 오히려 중국의 자립을 앞당겼다는 평가도 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앞으로 몇 년이 지나야 드러날 것이다.

한국 기업에게 가장 확실한 답은 격차다. 중국이 따라오기 어려운 HBM 같은 첨단 메모리와 공정에서 앞서 있는 한, 한국은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로 남는다. [지도를 찾아서]에서 본 '대체할 수 없는 길목'의 논리가 한국 반도체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핵심 정리

중국은 반도체 수입 의존을 줄이려 빅펀드 등 국가 자금을 쏟고 있고, SMIC와 화웨이는 EUV 없이 DUV로 7나노 칩을 만들었다. 메모리에서는 CXMT와 YMTC가 추격하고, 레거시 칩에서는 중국의 대규모 증설이 가격을 압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공장의 장비 반입 문제로 규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고, 한국의 가장 확실한 답은 첨단 기술의 격차를 지키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반도체 수출규제 이야기다. 반도체를 둘러싼 힘의 논리는 결국 에너지로도 이어진다. 다음 심화에서는 석유와 가스의 가격을 누가 정하는지 본다.

다음 이야기 예고 — 유가는 누가 정하나: 석유·가스·LNG

OPEC+와 미국 셰일, LNG 장기계약의 구조, 그리고 한국가스공사와 정유사들이 유가 변동을 어떻게 받아 내는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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