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자동차를 찾아서] 5편

자율주행 단계와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차(SDV)

AI Written

2026.11.05 · 12분 · 모빌리티 / AI / 반도체

  1. 자율주행 0~5단계
  2. 차는 어떻게 세상을 보나
  3. 로보택시 — 4단계는 이미 달린다
  4. SDV —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차
  5. 차 안의 반도체
  6. 책임과 규제 — 사고가 나면 누구 탓인가
  7. 힘의 논리 — 차의 두뇌를 누가 쥐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운전석이 빈 택시가 손님을 태우고 도심을 달린다. 한국에서도 새 차를 사면 고속도로에서 차가 알아서 차선을 지키고 앞차와의 거리를 맞춘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같은 '자율주행'이 아니다. 자율주행은 몇 단계로 나뉘고,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그리고 차가 소프트웨어로 움직이게 되면, 자동차 산업의 돈과 힘은 어디로 옮겨 갈까?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를 따라가 보자.

5-1. 자율주행 0~5단계

자율주행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정한 0~5단계로 나눈다. 핵심은 '누가 책임지고 운전하느냐'다. 0단계는 사람이 다 한다. 1단계는 차가 속도나 방향 중 하나를 도와주고(차간 거리 유지 등), 2단계는 속도와 방향을 함께 도와주지만 사람이 계속 지켜봐야 한다. 여기까지는 운전 책임이 사람에게 있다.

3단계부터 달라진다. 3단계는 정해진 조건(예: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차가 운전을 맡고, 사람은 차가 요청할 때만 넘겨받으면 된다. 4단계는 정해진 지역 안에서는 사람이 전혀 필요 없고, 5단계는 어디서든 사람 없이 달린다. 지금 판매되는 대부분의 '자율주행' 기능은 2단계다. 이름이 무엇이든, 손을 떼고 딴짓을 하면 안 되는 단계다.

자율주행 0~5단계 · 0 사람이 운전, 1~2 운전 보조(사람 책임), 3 조건부 자율, 4 지역 한정 무인, 5 완전 무인
SAE 자율주행 단계. 3단계부터 운전 책임이 차로 넘어간다.

5-2. 차는 어떻게 세상을 보나

자율주행차는 사람의 눈 대신 센서로 세상을 본다. 카메라는 차선과 신호등, 사람을 알아보고, 레이더는 전파로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잰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주변을 3차원 점 지도로 그린다. 정확하지만 비싸다. 이렇게 모은 정보를 차 안의 컴퓨터가 AI로 해석해 어디로, 얼마나 빨리 갈지 정한다.

자율주행 시험차 지붕의 센서 묶음(2025)
자율주행 시험차 지붕의 센서 묶음(2025). 꼭대기의 원통이 라이다, 둘레에 카메라와 레이더가 붙어 있다.

업계에는 큰 논쟁이 있다. 웨이모 같은 회사는 카메라, 레이더, 라이다를 모두 써서 안전을 겹겹이 챙긴다. 반면 테슬라는 사람이 눈으로 운전하듯 카메라만으로 충분하다며 라이다를 뺐다. 값을 낮추고 수백만 대의 차에서 모은 영상으로 AI를 학습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연결: AI, 반도체.

5-3. 로보택시 — 4단계는 이미 달린다

4단계 자율주행은 이미 일부 도시에서 돈을 받고 달린다. 구글의 자율주행 회사 웨이모는 2020년 미국 피닉스에서 운전석이 빈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고,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등으로 넓혔다. 2025년에는 한 주에 수십만 건의 유료 운행을 한다고 밝혔다 [확인 필요: 최신 수치]. 중국에서는 바이두의 '아폴로 고'가 우한 등에서 로보택시를 운영한다.

운전석이 빈 채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달리는 웨이모 로보택시(2023)
운전석이 빈 채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달리는 웨이모 로보택시(2023).

테슬라도 2025년 6월 미국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초기에는 안전 요원 탑승) [확인 필요]. 로보택시가 중요한 이유는 돈의 흐름이 바뀌기 때문이다. 차를 한 번 팔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차가 달릴 때마다 요금을 받는다. 운전기사 인건비가 사라지면 택시와 배달, 물류의 원가 구조가 통째로 바뀐다. 연결: AI.

5-4. SDV —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차

자율주행과 함께 오는 변화가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다. 지금까지 차에는 기능마다 작은 컴퓨터(ECU)가 따로 붙어 있었다. 고급차에는 100개가 넘는다. 각각 다른 부품사가 만들어 서로 따로 놀았다. SDV는 이것을 몇 개의 강력한 중앙 컴퓨터로 묶고, 차의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정한다.

그러면 차를 산 뒤에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주행 성능, 배터리 효율, 운전 보조 기능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 4편에서 본 테슬라의 무선 업데이트(OTA)가 그 출발점이었다. 기존 완성차 회사들도 SDV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소프트웨어 자회사 42dot을 중심으로 SDV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확인 필요: 일정과 조직]. 연결: AI, 반도체.

5-5. 차 안의 반도체

SDV와 자율주행은 차를 '바퀴 달린 컴퓨터'로 만든다. 카메라 영상을 실시간으로 해석하려면 AI 칩이, 많은 데이터를 담으려면 메모리가 필요하다. 그래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드라이브', 퀄컴은 '스냅드래곤 라이드'라는 차량용 칩으로 완성차 회사들을 고객으로 잡았고, 테슬라는 자율주행 칩을 직접 설계한다.

한국 반도체 회사들에게도 기회다. 자율주행차 한 대에 들어가는 D램과 낸드는 스마트폰의 몇 배에 이른다는 분석이 있다 [확인 필요]. 삼성전자는 차량용 프로세서(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 센서를, SK하이닉스는 차량용 메모리를 공급한다. [반도체를 찾아서]에서 본 메모리 산업에 '차'라는 새 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연결: 반도체.

5-6. 책임과 규제 — 사고가 나면 누구 탓인가

자율주행의 가장 큰 벽은 기술보다 책임이다. 2단계에서 사고가 나면 운전자의 책임이다. 하지만 3단계 이상에서 차가 운전하다 사고를 내면, 운전자인가 차를 만든 회사인가 소프트웨어를 만든 회사인가? 이 질문에 답하는 법과 보험이 나라마다 아직 정리 중이다.

그래서 3단계 상용화는 생각보다 느리다. 메르세데스-벤츠가 2021~2022년 독일에서 처음 3단계 승인을 받았고, 이후 미국 일부 주에서도 승인을 받았다. 한국은 법을 정비해 왔지만 아직 상용화된 3단계 차는 많지 않다 [확인 필요: 국내 현황]. 기술이 준비돼도, 사회가 '기계에게 운전을 맡겨도 된다'고 합의해야 한다. 연결: 정치·사회.

5-7. 힘의 논리 — 차의 두뇌를 누가 쥐나

엔진 시대에 완성차 회사의 힘은 엔진에서 나왔다. 전기차 시대에는 배터리가 그 자리를 넘보고, SDV 시대에는 차의 두뇌, 즉 소프트웨어와 AI 칩이 가장 큰 가치를 갖게 된다. 스마트폰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번 쪽이 휴대폰을 조립한 회사가 아니라 운영체제(구글·애플)와 칩(퀄컴)을 쥔 회사였다는 사실을 자동차 회사들은 잘 안다.

그래서 완성차 회사들은 두뇌만큼은 남에게 넘기지 않으려 한다. 테슬라는 칩과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고, 폭스바겐은 소프트웨어 회사를 세우고, 현대차그룹은 자체 운영체제와 자율주행 기술에 투자한다. 반대로 엔비디아, 퀄컴, 그리고 중국의 화웨이는 그 두뇌를 공급하겠다고 나선다. 자동차가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될수록, 자동차 산업의 꼭대기 자리를 두고 IT 회사와 자동차 회사가 정면으로 부딪힐 것이다. 연결: AI, 반도체.

핵심 정리

자율주행은 운전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에 따라 0~5단계로 나뉘고, 지금 팔리는 대부분의 기능은 2단계다. 웨이모 같은 로보택시는 정해진 도시에서 4단계로 달리기 시작했고, 카메라만 쓰는 테슬라와 라이다를 함께 쓰는 진영이 갈린다. 차가 중앙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로 움직이는 SDV가 되면서 차량용 반도체가 커지고, 차의 두뇌를 누가 쥐느냐를 두고 완성차와 IT 회사가 맞서고 있다.

여기까지가 모빌리티의 기초다. 다음부터는 지금 판을 흔드는 이슈로 들어간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는 한국 자동차 산업을 어떻게 바꾸고 있을까?

다음 이야기 예고 — 관세와 자동차: 미국 관세, 현지 공장

미국 관세가 한국 자동차 수출에 어떤 계산서를 내밀었는지, 현지 공장이 그 답이 될 수 있는지 따라간다.

사진 출처

숫자 출처

글 목록모빌리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