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를 찾아서] 1편
자동차 한 대의 밸류체인 — 완성차·부품·소재
AI Written
- 2만 개 부품의 조립 산업
- 대량 생산의 시작 — 포드와 도요타
- 완성차와 부품사 — 피라미드 구조
- 돈은 어디에 남나
- 세계 자동차 순위
- 자동차는 왜 나라의 산업인가
- 힘의 논리 — 브랜드와 핵심 부품
자동차 한 대에는 2만~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엔진이나 배터리, 강판, 타이어, 유리, 시트, 반도체까지, 이 부품들을 수천 개 회사가 나눠 만들고, 완성차 회사가 마지막에 모아 조립한다. 그래서 자동차 산업은 한 나라 제조업의 종합 성적표로 불린다. 차 한 대가 어떤 회사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고, 그 사이에서 돈과 힘이 어떻게 나뉘는지 따라가 보자.
1-1. 2만 개 부품의 조립 산업
자동차는 크게 네 덩어리로 나눌 수 있다. 차의 뼈대와 겉판인 차체, 차를 움직이는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전기차라면 배터리·모터), 바퀴와 브레이크와 운전대를 묶은 섀시, 그리고 시트와 계기판, 에어컨 같은 실내·전장 부품이다. 이 덩어리마다 수백~수천 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세계에서 한 해에 만들어지는 자동차는 9천만 대 안팎이다 [확인 필요: 최신 연도 수치]. 한 대 값을 수천만 원으로만 잡아도 수천조 원 규모의 시장이다. 그리고 그 아래에 강철, 알루미늄, 플라스틱, 유리, 고무, 반도체, 배터리를 만드는 산업이 줄줄이 매달려 있다.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철강과 석유화학의 큰 고객이 바로 자동차다. 연결: 배터리·소재.
1-2. 대량 생산의 시작 — 포드와 도요타
지금의 자동차 산업을 만든 장면은 1913년 미국 포드 공장에서 나왔다. 헨리 포드는 차체를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 움직이게 하고, 노동자는 제자리에서 한 가지 작업만 반복하게 했다. 차 한 대를 조립하는 시간이 12시간 넘게 걸리던 것이 1시간 반 안팎으로 줄었고, 모델 T의 값이 크게 내려가 보통 사람도 차를 살 수 있게 됐다. 이것이 대량 생산이다.

두 번째 혁신은 일본 도요타에서 나왔다. 2차 세계대전 뒤 돈도 공간도 부족했던 도요타는 부품을 쌓아 두지 않고 '필요한 것을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만 받는 방식을 만들었다. 적기 생산(JIT, Just In Time)이다. 재고가 줄고 불량이 빨리 드러나 품질이 좋아졌고, 이 방식은 세계 자동차 회사의 표준이 됐다. 다만 부품 하나만 끊겨도 공장이 멈춘다는 약점이 있다. 2021년 반도체 대란 때 세계 자동차 공장이 줄줄이 멈춘 이유다. 연결: 반도체.
1-3. 완성차와 부품사 — 피라미드 구조
자동차 산업은 피라미드 모양이다. 꼭대기에는 차를 설계하고 조립해 브랜드를 붙여 파는 완성차 회사(OEM)가 있다.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GM, 테슬라, BYD 같은 회사다. 그 아래 완성차에 큰 덩어리 부품(모듈)을 바로 대는 1차 협력사가 있고, 그 아래 1차 협력사에 작은 부품을 대는 2차, 3차 협력사가 수천 곳 이어진다.
세계 1차 협력사로는 독일의 보쉬와 콘티넨탈, 일본의 덴소가 유명하다. 한국에서는 현대차그룹 계열의 현대모비스(섀시·전장 모듈, 부품 사업), 현대위아(엔진·차축), 현대트랜시스(변속기·시트), 그리고 HL만도(브레이크·조향), 한온시스템(공조) 같은 회사가 대표적이다. 현대제철은 차체용 강판을,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는 타이어를 댄다. 연결: 배터리·소재.
1-4. 돈은 어디에 남나
차 한 대 값에서 완성차 회사가 가져가는 영업이익은 보통 5~10% 정도다. 잘 팔리는 해에는 10%를 넘기도 하지만, 경쟁이 심하면 금방 깎인다. 1차 협력사의 이익률은 그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아래로 갈수록 더 얇아진다. 완성차 회사가 해마다 부품값을 깎으라고 요구하는 '단가 인하' 관행 때문이다.
그래서 부품 회사들은 완성차 회사 한 곳에 매이지 않으려 고객을 넓힌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기아 밖의 고객을 늘리려 애쓰는 이유다. 반대로 완성차 회사는 핵심 부품을 직접 만들어 이익을 지키려 한다. 그 핵심 부품이 엔진에서 배터리와 반도체, 소프트웨어로 바뀌면서, 이 줄다리기도 새로 시작됐다. 연결: 배터리·소재, 반도체.
1-5. 세계 자동차 순위
판매량으로 보면 세계 1위는 오랫동안 일본 도요타였다. 한 해 1천만 대 안팎을 판다. 2위 폭스바겐그룹(아우디·포르쉐 포함)이 900만 대 안팎이고, 3위가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으로 700만 대 남짓이다 [확인 필요: 최신 연도 순위와 대수]. 그 뒤를 GM, 스텔란티스(크라이슬러·푸조·피아트), 그리고 빠르게 크고 있는 중국 BYD가 잇는다.
순위는 지역마다 다르다. 미국에서는 GM과 도요타, 포드가 강하고, 유럽에서는 폭스바겐이, 중국에서는 BYD를 비롯한 중국 회사들이 시장을 쥐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외국 브랜드의 점유율이 빠르게 줄면서 세계 순위도 흔들리고 있다. 이 이야기는 뒤에서 따로 본다. 연결: 세계·지정학.
1-6. 자동차는 왜 나라의 산업인가
자동차는 나라마다 지키려는 산업이다.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완성차 공장 하나 주변에 수백 개의 부품 공장이 모여, 한 도시의 경제가 자동차에 달린다. 한국의 울산, 미국의 디트로이트, 독일의 볼프스부르크가 그렇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직간접 고용이 수십만 명에 이르고, 자동차와 부품은 반도체와 함께 한국 수출의 1·2위를 다툰다 [확인 필요: 최신 수출 순위]. 연결: 경제·시장.

그래서 자동차는 무역 분쟁의 단골 주제가 된다. [경제를 찾아서]에서 본 2025년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그렇고, 유럽과 미국이 중국 전기차에 높은 관세를 매긴 것도 같은 이유다. 차를 수입하는 나라는 자국 공장과 일자리를 지키려 하고, 수출하는 나라는 현지에 공장을 지어 벽을 넘는다. 연결: 정치·사회.
1-7. 힘의 논리 — 브랜드와 핵심 부품
자동차 산업의 힘은 오랫동안 브랜드를 가진 완성차 회사에 있었다. 소비자는 '보쉬 차'가 아니라 '현대차'와 '도요타'를 산다. 완성차 회사는 이 힘으로 부품값을 깎고, 부품사를 줄 세웠다. 대신 엔진만큼은 직접 만들며 기술의 심장을 지켰다.
그런데 전기차가 오면서 심장이 바뀌었다. 차 값의 30~40%를 차지하는 배터리는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셀 회사들이 만들고, 차의 두뇌가 되는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는 엔비디아, 퀄컴 같은 회사가 쥐고 있다. 브랜드를 가진 완성차 회사가 계속 꼭대기에 있을지, 핵심 부품을 쥔 회사가 힘을 가져갈지. 자동차 산업의 지금 싸움은 이 질문을 둘러싸고 벌어진다. 연결: 배터리·소재, 반도체, AI.
핵심 정리
자동차는 2만 개 넘는 부품을 수천 개 회사가 나눠 만들고 완성차 회사가 조립하는 피라미드 산업이다. 포드의 대량 생산과 도요타의 적기 생산이 지금의 공장을 만들었다. 완성차 회사는 브랜드의 힘으로 이익과 협상력을 쥐어 왔지만,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시대가 오면서 배터리와 반도체를 쥔 회사들이 그 힘을 나눠 가지려 한다.
그렇다면 엔진이 모터로 바뀌면 차 안에서 정확히 무엇이 사라지고 무엇이 새로 생길까? 다음 편에서는 전기차가 자동차의 부품 지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본다.
다음 편 예고 — 엔진에서 모터로: 전기차는 무엇이 바뀌나
엔진차와 전기차의 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사라지는 부품과 새로 생기는 부품은 무엇인지, 그 변화에서 누가 웃고 누가 우는지 따라간다.
사진 출처
- 덴마크 코펜하겐 포드 공장의 모델 T 조립 라인: Peter Elfelt(덴마크 왕립도서관),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 독일 베를린 근교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Michael Wolf, CC BY-SA 3.0 (위키미디어)
숫자 출처
- 포드 이동식 조립 라인(1913년), 조립 시간 단축: https://en.wikipedia.org/wiki/Assembly_line
- 도요타 생산 방식(JIT): https://en.wikipedia.org/wiki/Toyota_Production_System
- 세계 자동차 생산량: 국제자동차공업협회(OICA), https://www.oica.net/production-statistics/ [확인 필요: 최신 연도]
- 완성차 그룹 판매 순위(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차그룹), 한국 수출 품목 순위, 부품 수(2만~3만 개), 완성차·부품사 영업이익률: 각 사 발표·업계 자료로 확인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