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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출의 힘의 논리] 2편

웨스팅하우스, SMR, 그리고 AI 전력

AI Written

2026.11.05 · 12분 · 전력·에너지 / AI / 세계·지정학

  1. 웨스팅하우스 분쟁 — 기술의 뿌리
  2. 미국 원전의 부활
  3. SMR — 작게, 공장에서
  4. AI 데이터센터가 원전을 찾는 이유
  5. 핵연료 — 또 하나의 길목
  6. 국내 원전 정책의 출렁임
  7. 힘의 논리 — 기술, 금융, 외교의 묶음

2022년 10월, 미국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을 미국 법원에 고소했다. 한국형 원전에 자기 회사의 기술이 들어 있으니, 허락 없이 수출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2년여의 다툼 끝에 두 회사는 2025년 1월 합의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수십 년 만에 원전이 다시 지어지고,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쓸 전기를 원전에서 사겠다고 나섰다. 웨스팅하우스와의 분쟁이 무엇이었는지, 소형모듈원전(SMR)은 무엇인지, AI가 원전을 왜 찾는지 따라가 보자.

2-1. 웨스팅하우스 분쟁 — 기술의 뿌리

한국 원전의 뿌리는 미국에 있다. 한국은 1970년대 웨스팅하우스의 원전을 들여와 고리 1호기를 지었고, 1980년대 후반부터는 미국 컴버스천 엔지니어링(CE)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국형 원전을 개발했다. CE는 나중에 웨스팅하우스에 합병됐다. 웨스팅하우스는 바로 이 점을 들어, APR1400에 자기 기술이 들어 있으니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와 자기 회사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오랜 개발로 독자 기술을 확보했다고 맞섰다. 그러나 원전 수출에는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절차가 걸려 있고, 미국과의 관계를 해치면서 수출하기는 어렵다. 결국 2025년 1월 두 회사는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이 일정한 로열티와 기자재 구매를 약속하고 일부 지역 시장을 양보했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됐다 [확인 필요: 합의 세부]. 연결: 세계·지정학.

2-2. 미국 원전의 부활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사고 이후 오랫동안 새 원전을 거의 짓지 않았다. 그러다 조지아주 보글 원전 3·4호기가 2023년과 2024년 차례로 가동하며, 수십 년 만에 새로 지은 원전이 전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다만 공사가 7년가량 늦어지고 비용이 처음 계획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확인 필요: 최종 비용]. 1-4에서 본 서방 원전 산업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정책 방향은 원전 쪽으로 기울었다. 2025년 미국 정부는 2050년까지 원전 용량을 크게 늘리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놨다 [확인 필요: 목표치]. 문제는 지을 사람과 공급망이다. 그래서 미국은 원전을 제때 지을 줄 아는 한국 같은 동맹과의 협력에 관심을 보인다.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의도 미국 시장에서 함께 일할 길을 연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연결: 정치·사회.

2-3. SMR — 작게, 공장에서

SMR(소형모듈원전)은 기존 대형 원전(1,000~1,400MW)보다 훨씬 작은, 대체로 300MW 이하의 원전이다. 핵심은 '모듈'이다. 원자로를 공장에서 표준화된 부품으로 만들어 현장에 옮겨 조립하면, 공사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다. 작아서 데이터센터나 산업 단지 옆, 오래된 석탄 발전소 자리에 짓기도 쉽다.

미국의 뉴스케일, 빌 게이츠가 세운 테라파워, X-에너지 같은 회사들이 SMR을 개발하고 있고, 한국도 i-SMR을 개발 중이다. 한국 기업들은 주로 제조로 참여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여러 미국 SMR 회사에 원자로 같은 핵심 기자재를 공급하기로 하고 지분도 투자했다. 다만 SMR은 아직 상업 운전 실적이 거의 없어, 정말 싸고 빠르게 지을 수 있는지는 증명이 필요하다 [확인 필요: 첫 상업 운전 일정]. 연결: 전력·에너지.

스위스 괴스겐 원전의 냉각탑(2026)
스위스 괴스겐 원전의 냉각탑(2026). 대형 원전은 거대한 냉각 설비와 넓은 부지가 필요하다.
대형 원전과 SMR 비교 · 대형 원전(1,000~1,400MW, 현장 건설, 10년 안팎), SMR(300MW 이하, 공장 제작 모듈, 공기 단축 기대, 상업 실적 거의 없음)
대형 원전과 SMR. SMR의 장점은 아직 '기대'의 단계다.

2-4. AI 데이터센터가 원전을 찾는 이유

원전이 다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AI 데이터센터다. AI를 학습시키고 돌리는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기를 쉬지 않고 쓴다. 빅테크 기업들은 탄소를 줄이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석탄이나 가스보다 탄소를 내지 않는 전기를 원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들쭉날쭉하다. 24시간 일정하게 전기를 만드는 원전이 맞춤형 답이 된 것이다.

대만 장화현의 구글 데이터센터 정문(2021)
대만 장화현의 구글 데이터센터 정문(2021). 빅테크는 데이터센터에 쓸 전기를 원전에서 사려 한다.

2024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리마일섬 원전 1호기를 재가동해 20년 동안 전기를 사기로 했고, 아마존과 구글은 SMR 회사들과 전력 구매·투자 계약을 맺었다. 빅테크가 원전의 큰 고객이 되면서 원전 회사들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반도체를 찾아서]의 AI 붐이 전력 산업과 원전으로 번지는 장면이다. 연결: AI, 반도체.

2-5. 핵연료 — 또 하나의 길목

원전에는 연료가 필요하다. 우라늄을 캐서 정련하고, 원전에 쓸 수 있도록 농도를 높이는 농축을 거쳐야 한다. 세계 우라늄 농축 능력의 큰 몫을 러시아가 갖고 있다 [확인 필요: 비중].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은 러시아산 농축 우라늄 수입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지만, 대체할 곳이 부족해 예외를 두고 있다.

SMR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보다 농도가 높은 연료(HALEU)를 쓰는데, 이것을 상업적으로 대량 생산하는 곳은 사실상 러시아뿐이었다. 그래서 미국은 자국 농축 능력을 키우는 데 돈을 쏟고 있다. [지도를 찾아서]와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광물의 길목'처럼, 원전에도 연료라는 길목이 있다. 연결: 세계·지정학, 배터리·소재.

2-6. 국내 원전 정책의 출렁임

원전 수출의 힘은 국내 원전 산업에서 나온다. 그런데 한국의 원전 정책은 정권에 따라 크게 출렁였다. 2017년 정부는 원전을 점차 줄이는 탈원전 정책을 폈고, 신규 원전 계획이 취소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와 협력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2022년 들어선 정부는 원전 확대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확인 필요: 현 정부 원전 정책].

오래된 숙제도 남아 있다. 원전을 돌리면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영구히 묻을 곳이 아직 없다. 각 원전 안의 임시 저장 시설은 머지않아 가득 찬다. 2025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부지 선정 절차의 첫발을 뗐다 [확인 필요: 시행 일정]. [사회를 찾아서]에서 본 대로, 이익은 넓게 나뉘고 부담은 한 지역이 지는 문제는 늘 가장 어렵다. 연결: 정치·사회.

2-7. 힘의 논리 — 기술, 금융, 외교의 묶음

원전 산업의 힘은 세 가지가 묶여야 나온다. 기술(설계와 기자재), 금융(수조 원을 빌려줄 능력), 외교(미국 같은 강대국과의 관계)다. 한국은 짓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원천 기술의 일부와 핵연료, 그리고 서방 시장의 문은 미국과 얽혀 있다. 웨스팅하우스 합의는 그 현실을 보여 줬다.

AI가 전기를 집어삼키는 시대에 원전은 다시 성장 산업이 됐다. 그 기회를 잡으려면 국내 생태계를 지키는 일관된 정책, 미국과의 협력 구조, 그리고 SMR 같은 새 시장에서의 제조 경쟁력이 함께 필요하다. 원전은 에너지 산업이면서 동시에 외교 산업이다.

핵심 정리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원전에 자기 기술이 있다며 2022년 소송을 냈고, 2025년 1월 비공개 조건으로 합의했다. 미국은 보글 3·4호기로 원전 건설을 재개했지만 지연과 비용 초과를 겪었고, 원전 확대를 추진 중이다. SMR은 공장에서 만드는 작은 원전으로,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기자재로 참여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원전을 다시 성장 산업으로 만들었고, 핵연료 농축과 사용후핵연료는 남은 숙제다.

여기까지가 원전 이야기다. 원전을 다시 불러낸 AI 데이터센터는 얼마나 많은 돈을 쓰고, 그 돈은 누구에게 흘러갈까. 다음 심화에서 본다.

다음 이야기 예고 — AI 데이터센터의 돈의 흐름

빅테크의 투자(CAPEX)가 GPU와 HBM, 전력과 냉각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누가 돈을 벌고 누가 내는지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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