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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찾아서] 1편

금리는 누가, 왜 정하나 — 연준과 한국은행

AI Written

2026.11.05 · 12분 · 경제·시장 / 배터리·소재 / 정치·사회

  1. 금리는 돈의 값이다
  2. 기준금리 — 모든 금리의 출발점
  3. 중앙은행은 왜 금리를 움직이나 — 물가와 경기
  4. 연준 — 세계의 기준금리
  5. 한국은행 — 미국을 보며 움직이는 이유
  6. 금리가 산업에 닿는 길
  7. 힘의 논리 — 중앙은행의 독립성

대출 이자, 예금 이자, 집값, 주가, 그리고 회사가 공장을 지을지 말지까지. 경제 뉴스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단어 하나를 고르라면 단연 금리다. 그런데 이 금리는 누가 정하는 걸까? 미국 중앙은행 의장의 말 한마디에 왜 서울의 주가와 환율이 같이 흔들릴까? 금리가 무엇이고, 누가 왜 움직이고, 그 움직임이 산업까지 어떻게 닿는지 따라가 보자.

1-1. 금리는 돈의 값이다

금리는 돈을 빌리는 값이다. 은행에서 1억 원을 연 5%로 빌리면 1년에 500만 원을 이자로 낸다. 반대로 은행에 1억 원을 연 3%로 맡기면 300만 원을 받는다. 은행은 이 차이(예대마진)로 돈을 번다.

돈의 값이니, 금리가 오르면 돈을 빌리기가 비싸진다. 집을 사려던 사람은 대출 이자가 부담스러워 미루고, 공장을 지으려던 회사도 계산기를 다시 두드린다. 반대로 금리가 내리면 돈을 빌리기 쉬워져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난다. 금리는 경제 전체의 속도를 조절하는 페달인 셈이다.

1-2. 기준금리 — 모든 금리의 출발점

그런데 세상의 금리는 하나가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신용대출 금리, 예금 금리, 국채 금리, 회사채 금리가 다 다르다. 이 금리들의 출발점이 기준금리다.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은행들과 돈을 주고받을 때 쓰는 금리로, 중앙은행이 직접 정한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이 돈을 구하는 값이 오르고, 은행은 그만큼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를 올린다. 그 뒤를 국채와 회사채 금리가 따라간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기준금리의 변화가 모든 금리로 퍼져 나가는 것이다.

한국의 중앙은행은 한국은행이고, 미국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다. 뉴스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고 할 때 0.25%포인트를 '베이비 스텝', 0.5%포인트를 '빅 스텝', 0.75%포인트를 '자이언트 스텝'이라고 부른다.

1-3. 중앙은행은 왜 금리를 움직이나 — 물가와 경기

중앙은행의 첫 번째 임무는 물가 안정이다. 물가가 너무 빨리 오르면 월급의 가치가 줄고, 너무 안 오르거나 떨어지면 사람들이 소비를 미루면서 경기가 얼어붙는다. 그래서 한국은행과 연준 모두 물가 상승률 연 2%를 목표로 삼는다.

물가가 2%보다 훨씬 빨리 오르면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돈이 덜 돌게 만든다. 소비와 투자가 줄면 물건값도 덜 오른다. 반대로 경기가 식고 물가가 낮으면 금리를 내려 돈이 더 돌게 한다. 문제는 금리를 너무 올리면 경기가 꺾이고, 너무 내리면 물가와 집값이 뛴다는 것이다. 중앙은행은 늘 이 줄타기를 한다.

1-4. 연준 — 세계의 기준금리

연준은 1913년 만들어진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1년에 여덟 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정한다. 연준은 물가 안정에 더해 최대 고용까지 법으로 맡고 있다. 물가와 일자리를 함께 봐야 하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의 연준 본부 에클스 빌딩(2011)
미국 워싱턴의 연준 본부 에클스 빌딩(2011).

연준의 결정이 미국 밖까지 흔드는 이유는 달러 때문이다. 세계 무역과 금융의 상당 부분이 달러로 오가기 때문에, 미국 금리가 오르면 전 세계의 돈이 더 높은 이자를 주는 미국으로 몰린다. 그러면 다른 나라 통화가 약해지고, 그 나라 중앙은행도 금리를 따라 올릴 수밖에 없다.

가장 극적인 장면은 2022년이었다. 코로나 이후 미국 물가가 40년 만에 가장 빨리 오르자, 연준은 0%대였던 기준금리를 1년 반 만에 5%대 중반까지 올렸다. 네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을 만큼 빠른 속도였다. 이후 물가가 잡히자 2024년 9월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했다 [확인 필요: 이후 금리 수준].

1-5. 한국은행 — 미국을 보며 움직이는 이유

한국은행은 1950년 세워졌고, 총재를 포함한 7명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년에 여덟 번 모여 기준금리를 정한다. 목표는 연준처럼 물가 안정이지만, 한국은행은 미국보다 신경 쓸 것이 하나 더 많다. 바로 미국 금리다.

서울 남대문로의 한국은행 본관(2007)
서울 남대문로의 한국은행 본관(2007). 왼쪽 돌 건물은 1912년 지은 옛 본관으로 지금은 화폐박물관이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으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에 돈을 둘 이유가 줄어든다. 돈이 빠져나가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환율 상승), 수입품 값이 올라 물가가 오른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국내 경기가 나빠도 따라 올리는 압박을 받는다. 2022~2023년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에서 3.5%까지 올렸다.

반대로 금리를 너무 빨리 내리기도 어렵다. 한국은 가계부채가 GDP와 비슷할 만큼 크고 [확인 필요: 최신 비율], 금리가 내리면 집값이 다시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24년 10월부터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 2025년 5월 2.50%까지 낮췄다 [확인 필요: 이후 변동]. 연결: 정치·사회.

금리가 경제로 퍼지는 길 · 기준금리 → 시장금리 → 대출·투자·환율 → 물가·경기
기준금리는 시장금리를 거쳐 대출, 투자, 환율로 퍼지고, 결국 물가와 경기를 움직인다.

1-6. 금리가 산업에 닿는 길

금리는 산업마다 다르게 닿는다.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큰돈을 빌려 큰 설비를 짓는 산업이다. 반도체 공장, 배터리 공장, 발전소는 수조~수십조 원이 드는데, 대부분 빌린 돈으로 짓는다.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수백억 원씩 늘어난다. [배터리를 찾아서]에서 본 한국 배터리 회사들의 미국 공장 투자가 2023년 이후 속도를 늦춘 데에도 높은 금리가 한몫했다. 연결: 반도체, 배터리·소재, 전력·에너지.

배와 집도 마찬가지다. 해운사는 배값의 상당 부분을 선박 금융(배를 담보로 빌리는 돈)으로 마련하고, 사람들은 집값의 상당 부분을 대출로 낸다. 금리가 오르면 새 배 주문과 집 거래가 함께 줄어든다. 연결: 조선·해운.

반대로 금리가 오르면 웃는 곳도 있다. 은행은 대출 이자가 예금 이자보다 빨리 오르면서 이익이 늘어난다. 보험사도 맡아 둔 돈을 더 높은 이자로 굴릴 수 있다. 같은 금리 뉴스에도 업종마다 표정이 다른 이유다.

1-7. 힘의 논리 — 중앙은행의 독립성

정치인은 대개 금리가 낮기를 바란다. 금리가 낮으면 경기가 살고, 선거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를 정치적으로 끌어내리면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 1970년대 미국이 그 대가로 두 자릿수 물가를 겪었고, 1979년 연준 의장이 된 폴 볼커는 기준금리를 20% 가까이 올려서야 물가를 잡았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는 중앙은행을 정부에서 떼어 두고, 총재나 의장의 임기를 보장한다. 이것을 중앙은행의 독립성이라고 한다.

이 원칙은 지금도 시험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내내 파월 연준 의장에게 금리를 더 빨리 내리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확인 필요: 이후 연준 의장 교체와 금리 경로]. 시장이 연준 의장의 한마디에 그렇게 민감한 것은, 금리가 결국 세계의 돈이 어디로 흐를지를 정하기 때문이다. 연결: 정치·사회, 세계·지정학.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2019년 1월)
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2019년 1월).

핵심 정리

금리는 돈을 빌리는 값이고, 그 출발점인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물가와 경기를 보며 정한다. 달러를 쥔 미국 연준의 결정은 세계로 퍼지고, 한국은행은 국내 경기와 함께 미국 금리, 환율, 가계부채까지 보며 움직인다. 금리는 큰돈을 빌려 큰 설비를 짓는 반도체·배터리·조선 같은 산업에 가장 먼저 닿는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벌어지면 왜 환율이 움직일까? 다음 편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어떻게 정해지고, 환율이 오를 때 누가 웃고 누가 우는지 본다.

다음 편 예고 — 환율: 원·달러가 오르면 누가 웃나

환율이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수출 기업과 수입 기업의 표정이 왜 엇갈리는지, 그리고 1997년 외환위기가 남긴 교훈을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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