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전쟁] 2편
빅테크의 자체 칩과 한국의 도전
AI Written
- 빅테크는 왜 칩을 직접 만드나
- 구글 TPU — 가장 오래된 도전자
-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그리고 오픈AI
- 브로드컴과 디자인하우스 — 칩을 대신 만들어 주는 회사들
- 스타트업 — 추론 시장의 틈을 노린다
- 한국의 AI 칩 —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 힘의 논리 — 독점은 고객이 깬다
엔비디아의 가장 큰 고객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다. 이 회사들이 엔비디아 칩에 쓰는 돈은 한 해 수백억 달러에 이른다. 그래서 이들은 묻기 시작했다. 우리가 직접 만들면 어떨까? 빅테크가 만드는 자체 칩, 그 칩을 대신 설계해 주는 회사들, 그리고 판교에서 엔비디아에 도전하는 한국의 AI 칩 회사들까지 따라가 보자.
2-1. 빅테크는 왜 칩을 직접 만드나
첫째 이유는 돈이다. 엔비디아의 이익률이 70%를 넘는다는 것은, 빅테크가 GPU를 살 때 낸 돈의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의 이익으로 간다는 뜻이다. 칩을 직접 만들면 이 몫을 아낄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반쯤 농담으로 '엔비디아 세금'이라 부른다.
둘째는 맞춤과 협상력이다. 범용 GPU는 모든 일을 잘하도록 만들어졌지만, 빅테크는 자기 서비스에 꼭 맞는 칩을 만들어 전기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자체 칩이 있으면 엔비디아와 가격을 협상할 때도 힘이 생기고, 엔비디아 칩이 모자랄 때 기댈 곳이 된다. 이렇게 한 가지 용도에 맞춰 만든 칩을 ASIC(주문형 반도체)이라고 부른다. 연결: 반도체.
2-2. 구글 TPU — 가장 오래된 도전자
빅테크 자체 칩의 선두는 구글의 TPU(텐서 처리 장치)다. 구글은 2015년부터 자기 데이터센터에서 TPU를 써 왔고, 검색과 유튜브, 번역 같은 서비스에 AI를 돌리는 데 활용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도 TPU로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칩 설계는 구글이 하되, 미국 브로드컴이 함께 개발하고 TSMC가 생산한다.
최근 TPU는 구글 밖으로도 나가고 있다. 구글은 클라우드를 통해 TPU를 빌려주고, 앤트로픽 같은 AI 회사와 대규모 TPU 공급 계약을 맺었다 [확인 필요: 계약 규모]. TPU가 외부 고객을 넓히면 엔비디아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년 넘게 쌓은 경험과 자체 소프트웨어가 구글의 힘이다. 연결: AI.
2-3.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그리고 오픈AI
클라우드 1위 아마존(AWS)은 학습용 칩 트레이니엄과 추론용 칩 인퍼런시아를 만든다. 아마존이 투자한 앤트로픽이 트레이니엄의 큰 고객이다 [확인 필요].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아, 메타는 MTIA라는 자체 칩을 만들었다. 다만 이 칩들은 아직 각 회사 안에서 일부 작업을 맡는 수준이고, 엔비디아 칩을 대신할 만큼은 아니다.
오픈AI도 칩을 만든다. 오픈AI는 브로드컴과 손잡고 자체 AI 칩을 개발하기로 했다 [확인 필요: 일정과 규모]. 그러면서도 엔비디아, AMD와 대규모 구매 계약을 함께 맺었다. 빅테크의 전략은 엔비디아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엔비디아에만 기대지 않는 것이다. 칩을 여러 곳에서 사고 일부는 직접 만들어 협상력을 지키는 방식이다. 연결: AI, 경제·시장.
2-4. 브로드컴과 디자인하우스 — 칩을 대신 만들어 주는 회사들
빅테크는 칩 설계 경험이 엔비디아만큼 깊지 않다. 그래서 칩을 함께 설계하고 생산까지 이어 주는 회사가 필요하다. 그 대표가 미국의 브로드컴이다. 구글 TPU, 메타 칩, 오픈AI 칩 개발에 참여하며 AI 칩 매출이 빠르게 늘었고, 시가총액도 크게 뛰었다. 마벨(Marvell)도 아마존 등과 협력한다.
그 아래에는 설계를 생산으로 옮겨 주는 디자인하우스들이 있다. 대만의 GUC, 알칩이 TSMC와 가깝고, 한국에도 삼성 파운드리와 협력하는 디자인하우스들이 있다 [확인 필요: 국내 기업]. 맞춤형 칩 시장이 커지면 이런 회사들과 파운드리도 함께 큰다. [반도체를 찾아서]에서 본 설계와 생산의 분업 구조가 AI 칩에서 한 번 더 나뉘는 셈이다. 연결: 반도체.
2-5. 스타트업 — 추론 시장의 틈을 노린다
AI 칩 스타트업들은 주로 추론 시장을 노린다. 미국 그록(Groq)은 메모리를 칩 안에 넣어 답을 아주 빨리 내는 추론 칩(LPU)을 만들었다. 세레브라스는 웨이퍼 한 장을 통째로 칩 하나로 쓰는 거대한 칩으로 주목받았다. 이들은 특정 작업에서 GPU보다 빠르거나 전기를 덜 쓴다는 점을 내세운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길은 험하다. 칩 하나를 개발하는 데 수천억 원이 들고, 고객이 CUDA를 떠나 새 칩으로 옮기게 만들기 어렵다. 최첨단 공정과 HBM 물량도 엔비디아가 먼저 가져간다. 그래서 많은 스타트업이 직접 칩을 팔기보다 자기 칩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라우드 사업을 함께 한다. 칩만으로는 플랫폼을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결: AI.
2-6. 한국의 AI 칩 —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한국에도 AI 칩 스타트업이 있다. 리벨리온은 추론용 칩 아톰을 만들었고, 2024년 SK텔레콤 계열의 사피온과 합병해 덩치를 키웠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칩을 생산하고 HBM도 쓴다. 퓨리오사AI는 추론용 칩 레니게이드를 만들었고,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뒤 LG의 AI 서비스에 칩을 공급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확인 필요: 계약 내용]. 두 회사 모두 경기도 성남 판교에 자리 잡고 있다.

정부도 국산 AI 칩을 키우려 한다. 국내 공공 데이터센터와 AI 사업에 국산 칩을 쓰게 하는 지원책이 나왔다 [확인 필요]. 한국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가진 드문 나라라서, 칩 설계 회사가 크면 HBM과 생산까지 국내에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빅테크 칩 사이에 자리를 잡는 것은 아직 숙제다. 연결: 반도체, AI.
2-7. 힘의 논리 — 독점은 고객이 깬다
AI 칩 전쟁은 플랫폼을 쥔 공급자와 돈을 쥔 고객의 싸움이다. 엔비디아는 CUDA와 시스템으로 고객을 묶어 두려 하고, 빅테크는 자체 칩과 여러 공급처로 그 끈을 느슨하게 만들려 한다. 반도체 역사에서 한 회사의 독점은 대개 경쟁자보다 큰 고객이 직접 나서면서 흔들렸다. 애플이 인텔 칩을 버리고 자체 칩으로 옮긴 것이 대표적이다.
그래도 엔비디아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해마다 새 칩을 내놓고, 칩을 넘어 서버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까지 묶어 팔며 빅테크가 따라오기 어렵게 만든다. 어느 쪽이 이기든 확실한 수혜자도 있다. 엔비디아 칩이든 빅테크 칩이든, 결국 TSMC나 삼성전자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을 쓴다. 칩 전쟁의 승패와 상관없이 돈을 버는 길목이 어디인지 보는 것이 산업을 읽는 방법이다. 연결: 반도체, 경제·시장.
핵심 정리
빅테크는 '엔비디아 세금'을 줄이고, 자기 서비스에 맞추고, 협상력을 얻으려고 자체 칩(ASIC)을 만든다. 구글 TPU가 가장 앞서 있고 외부 고객도 넓히고 있으며,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오픈AI도 칩을 만든다. 브로드컴과 디자인하우스는 빅테크의 칩 설계를 도와 크게 성장했다. 스타트업과 한국의 리벨리온·퓨리오사AI는 추론 시장을 노린다. 독점은 고객이 깨려 하고, 그 싸움의 길목에는 파운드리와 HBM이 있다.
여기까지가 AI 칩 전쟁이다. 다음부터는 배터리로 넘어간다. 전기차가 생각보다 덜 팔리자 배터리 회사들은 어디로 방향을 틀었을까?
다음 이야기 예고 — 전기차 캐즘과 ESS로의 방향 전환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이유와, 배터리 회사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로 눈을 돌린 이유, 그 변화가 전력 산업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따라간다.
사진 출처
- 그록의 추론 칩 LPU의 칩 사진: Avivweinstein, CC BY-SA 4.0 (위키미디어)
-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Imtotallykorean, CC BY-SA 4.0 (위키미디어)
숫자 출처
- 구글 TPU 사용 시작(2015년): https://en.wikipedia.org/wiki/Tensor_Processing_Unit
- 리벨리온-사피온 합병(2024년): https://en.wikipedia.org/wiki/Rebellions_(company) [확인 필요: 링크]
- 구글-앤트로픽 TPU 계약 규모, 아마존 트레이니엄 고객, 오픈AI-브로드컴 칩 개발 일정, 국내 디자인하우스, 퓨리오사AI-LG 공급 계약, 국산 AI 칩 정부 지원책: 기업 발표·보도로 확인 필요.